기다리고 기다리던 희소식이 드디어 왔습니다. 바야흐로, 마침내, 파이널리, 범고래출판사가 두 번째 번역서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 🎊
제목은 무려, "Noir Urbanisms: Dystopic Images of the Modern City"입니다. 에디터는 Gyan Prakash 님으로, 다양한 문화 출신의 다양한 작가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 놓은 책입니다. (원서가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로.)
캬... 누아르. 이 책은 동명의 필름 장르에 대한 장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 소리, 저널리즘 분야를 아우르며, 다뤄지는 국가로는 일본, 멕시코, 오스트리아 등등을 포함하고 있으니, 이야말로 현대의 어두운 도시의 집합체가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반년 이상의 기간 동안 이혜원 기획자와 저는 열심히 번역도 하고, 또 이 번역서와 관련하여 진행할 수 있는 여러 프로젝트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책이 나오기 한참 전부터 여러분에게 이 얘기를 드리는 이유는, 현실 세계를 언급하기 위함입니다.
제가 알기로 이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는 분들 중에는 저희와 비슷하게 번역 작업을 하고 계시거나,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리고 번역 작업을 안 할 거라고 해도, 업계 얘기는 재밌죠? (눈물이 좀 나지만... 히히...) 그래서, 네, 환율 얘기를 하면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별로 희소식이 아니게도, 요즘 환율이 완전히 미쳐 있지 않습니까? 저는 미국에 살지만, 번역 작업은 엄연히 범고래출판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고 말이죠. 사업이기에, 또한 하필 번역 사업이기에 국제 경제(!)가 직접적으로 걸려 있는 것인데, 이렇게 되기까지 저는 왠지 막연하게 그냥 번역을 열심히 하면 될 거라고 생각... 도 아니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환율이 치솟았고, 책을 하나 더 계약해도 될 법한 양의 돈이 공중분해 되자, 이제 비로소 환율의 중요성이 체험 및 각인된 것 같습니다. 네... 정말... 그러합니다. 생각보다 계약 타이밍도 중요하고, 양쪽 출판사뿐만 아니라 그 출판사들이 존재하는 외부 세계 역시 중요하더라고요.
그리고 시간에 관해서도 얘기하고 싶습니다. 번역서에 따라 계약에 걸리는 시간이 천차만별이더라고요. ‘괴물성’ 경우에는 계약을 하기로 하고서 1주일쯤 만에 실제 계약서가 제공됐는데, 이번 책의 경우에는 좀 달랐습니다. 무려 한 달이 걸렸거든요. 이 점, 여러분의 번역서를 준비하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작업은 현실이기에, 언제나 실질적인 준비, 그게 아니라면 마음의 준비라도 합시다! 그래야 정신 건강을 보존할 수 있고, 그러면 작업을 더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환율이 정상화되더라도 지금의 이 광기를 잊지 말고, 시간을 통제할 수 없음을 염두에 둡시다. 번역은 정말... 어떤 면에서는 오리지널 작업보다 더 큰 일인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으니까요.
그리고 놀랍게도 메타님께서 고막사람 인스타그램 계정을 복구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상태가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니, 언제 사라져도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고막사람 인스타그램 계정의 유무에 관한 소식은 이 뉴스레터를 통해서는 전하지 않을게요. 너무 중복적일 것 같아서요.
그런데 뭐, 괜찮습니다. 이메일이라는 믿을 만한 소통 수단이 있지 않습니까? 2022년 현재, 한아임은 오는 이메일에 다 답장합니다. 혹시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장은 다 한답니다.
여러분, 대기업의 도구를 쓰더라도, 거기에 의존하지 않는 2차, 3차 네트워크도 만들어둡시다! 요즘 메타의 마켓 밸류가 73% 떨어지고, 애플은 광고를 여기저기 넣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앞으로 몇 년간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저는 너무 궁금합니다. 그래도 이메일이라는 도구는 변하지 않을까 희망해 봅니다.
그밖에, 10월 다이제스트가 나왔습니다.
그럼 다음 간간 소식까지 이만 총총!
한아임 드림.